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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 시장의 경고등, 면적 감소·품질 격차가 판도 변화 예고

  • 2025-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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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 시장의 경고등, 면적 감소·품질 격차가 판도 변화 예고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9.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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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생산국 수익성 악화로 옥수수 전환 뚜렷
브라질산 손상률 6.4% vs 미국산 1%…중국 수요 폭증과 미중 갈등이 국제 곡물 무역 흔들어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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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두 공급망에 구조적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2025/26년 전 세계 대두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200만 헥타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지난 5년간 꾸준히 확대돼 온 흐름이 꺾였다.

20년 사이 네 번째로 기록된 면적 감소는 단순한 통계 변화가 아니어서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 미중 갈등 심화, 그리고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의 뚜렷한 품질 격차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곡물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재배 면적 감소, 20년 만의 전환점

국제 곡물 분석기관 오일월드(Oil World)는 2025/26년 전 세계 대두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200만 헥타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년간 2,050만 헥타르가 확대됐던 추세와 확연히 대비되는 결과로, 글로벌 대두 공급 구조가 변곡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USSEC(미국대두협회) 동아시아 총괄 디렉터 카를로스 살리나스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미국 모두 수익성 악화로 옥수수로의 전환이 뚜렷하다”며 농가의 수익성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엇갈린 가격 흐름... 유지류는 강세 vs 대두박은 약세

가격 동향은 품목과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대두박 가격은 11% 하락했으나 중국 대련상품거래소(DCE)에서는 8% 상승했다.

반대로 유지류는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CME 대두유 가격은 24% 급등했고, 중국 유채유는 19%, 말레이시아 팜유는 11%, 중국 DCE 팜올레인은 15% 각각 오르며 유지류 전반의 강세가 확인됐다. 반면 중국 DCE의 대두유 선물(11월 인도분)은 1% 상승에 그쳤다.

살리나스 디렉터는 “중국이 의존할 수 있는 대두유 공급처가 브라질뿐인데, 현재 브라질 공급도 빠듯하다”며 소비자 부담 심화를 경고했다.

브라질 프리미엄, 단기 조정에도 고공 행진

브라질 주요 수출항 프리미엄은 단기 조정세를 보였다.

8월 셋째 주(18~22일) 산토스항은 전주 대비 14% 하락한 ¢US$ 188.20/bu, 파라나과항은 7% 떨어진 ¢US$ 168.50/bu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산토스항은 27%, 파라나과항은 36% 상승해 여전히 역사적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2025년 들어 중국의 대두 수입은 전년 대비 5%, 최근 5년 평균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산을 대체재로 선택한 결과다.

품질 격차, 무역 판도를 가른다

시장 변동성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변수는 품질이다.

워싱턴 D.C.에서 열린 소이 커넥스트(Soy Connext) 행사에서는 미국과 브라질 대두의 품질 차이가 주목됐다. 발표에 따르면 브라질 마투그로수 지역은 강우량이 많고 고온다습해 대두 평균 손상률이 평균 6.4%, 열손상률은 0.34%에 달한다. 반면 미국 일리노이주는 강수량과 기온이 낮아 손상률이 1%, 열손상률은 0.02~0.03% 수준에 불과하다.

살리나스 디렉터는 “브라질산은 수확 후기로 갈수록 품질 관리 부담이 커지고, 반면 미국산은 저장·운송 안정성이 높다”며 “중국을 제외한 다수 수입국은 미국산으로 전환할 유인이 크다”고 강조했다.

전망: 중국 의존 vs 글로벌 다변화

중국은 정치·외교적 요인으로 브라질산 대두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지만, 예상치 못한 품질 문제나 클레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 외 다수 수입국은 품질 안정성을 고려해 미국산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대두 시장의 향방은 재배 면적 축소에 따른 공급 압박, 브라질 프리미엄과 중국 수요, 그리고 품질 경쟁력이라는 세 축이 좌우할 전망이다.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누가 더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공급망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향후 국제 무역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