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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의 기원과 역사

  • 202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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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의 기원과 역사-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82)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4.04.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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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화장품·연고로 사용…19세기 북유럽서 양산
소화 잘 되고 다양한 식품에 사용…포화지방이 문제

최근 버터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버터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버터맥주라 불리는 ‘뵈르비어’는 편의점 GS25에서 지난 2022년 9월 출시돼 단 43일 만에 100만 캔을 팔아치우며 역대 최단기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히트 상품이다. 뵈르맥주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한 버터맥주와 맛이 유사하다며 입소문이 돌아 ‘버터맥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 테이블 버터 시장 규모는 2022년 451억 달러이며, IMARC Group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11.6%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28년엔 78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작년 말 뵈르비어가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를 위반했다며 논란이 있었다. 실제 버터가 들어있지 않지만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하는 ‘BEURRE(뵈르)’를 제품명에 넣어 소비자들이 오인·혼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프랑스어로 버터를 의미하는 ‘BEURRE’를 맥주 용기 전면에 표시한 부분은 불기소로 종결되었고, 홍보 포스터, SNS 등에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라고 광고한 부분만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 거짓·과장된 표시·광고라고 기소되어 현재 재판 중이다.

버터의 기원은 고대 BC 3000년경 바빌로니아에서 화장품이나 연고로 사용했던 기록이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도 버터를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연고 등 약(藥)으로 사용했었다. 고대 인도 신화에서는 우유를 교반하여 만들었다고 하는 기록도 있다. 유럽에서는 소의 목축이 성행했던 알프스 북쪽에서부터 버터를 이용했던 것 같고 가죽주머니로 우유를 흔들거나 치면서 만드는 방법은 현재도 히말라야나 아프리카의 일부 지방에서 볼 수 있다.

버터는 중세기까지 귀했는데, 근세에 이르러서야 북유럽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1848년 통 모양인 교동기인 천(churn), 1878년 크림 분리기의 발명 등으로 공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졌다.

프랑스 샤랑트 지방의 버터는 1880년대부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포도나무 뿌리 진디병 필록세라(Phylloxéra)가 창궐해 유럽 포도 재배지가 황폐화된 이후 몇몇 농가가 주축이 되어 포도원 대신 목초지를 만들어 젖소를 키우면서 버터를 얻은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당시 샤랑트의 대표 버터로 생 바랑, 에쉬레, 쉬르제르가 생산되었고, 노르망디에서는 이지니, 구르네, 생트 메르 에글리즈, 뇌샤텔 앙 브레, 발로뉴 등이 유명했다.

우리나라에서 버터가 생산된 것은 1968년부터인데, 그 이전에는 소량씩 수입했었다. 국내 버터 생산량은 우유 생산량에 비례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버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유를 크림 분리기에 돌려 원심력으로 비중이 가벼운 크림을 우선 분리한다.

이후 크림을 살균, 냉각한 후 하룻밤 숙성시켜 천이라는 교동기에 넣어 강하게 교반하면 작은 지방 입자들이 서로 충돌해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큰 입자로 성장해 수분과 분리된다. 이때 얻는 지방 덩어리를 버터 입자, 수분을 버터 우유라 하는데, 버터 입자만 따로 물로 씻은 후 압력을 가해 압축하고 소금을 넣어 균일한 조직으로 만들면 ‘버터’가 된다.

버터의 조성은 일반적으로 지방 81%, 수분 16%, 무기질 2%, 소금 1.5∼1.8%이고, 나머지는 단백질인 커드 분으로 되어 있다. 마가린(지방 82%)과 지방함량이 비슷하며, 뷰티르산, 데칸산 등 탄소수가 적은 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버터 특유의 풍미를 지닌다.

버터의 색깔은 흰색에 가까운 크림색에서 황금빛 노란색을 띠는데 이는 젖소가 먹은 사료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양이나 염소 젓으로 만든 버터도 있다.

버터는 소화가 잘되며, 어린이의 두뇌 형성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많고 비타민A, D가 풍부하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높고 포화지방도 많아 장기간 방치하면 지방이 산화돼 산패를 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냉장 보관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거나 녹아서 버터 특유의 조직감이 사라지고 풍미도 잃게 된다. 한번 녹은 버터는 원래의 고체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저온의 어둡고 깨끗한 장소에 보존해야 한다.

테이블 버터는 크리미한 맛으로 베이커리 제품, 튀김 등 다양한 요리의 조리에 널리 사용되며, 토스트 제품의 스프레드 및 조리 시 조미료로도 사용된다. 버터를 음식과 함께 곁들이면 식도락을 즐길 수 있으나 버터의 80%가 유지방 즉 동물성 지방이라 건강을 걱정하는 분들은 일부러 찾아서 먹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버터 역시 좋은 점과 나쁜 점 모두 갖고 있는 불가근불가원의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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