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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트(Del Monte)’ 파산에서 배우는 교훈-

  • 202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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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트’ 파산에서 배우는 교훈-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54)
  •  Jay Lee
  •  승인 2025.07.2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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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자산 중시 무첨가 등 변화 대응에 소홀
웰빙 시장서 당분 함량 높은 통조림 고수
브랜드 가치 업데이트하고 혁신 뒤따라야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최근 델몬트의 파산 뉴스를 접했다. 어릴 적 델몬트 유리 주스 병에 보리차를 담아 먹은 추억 때문인지 아주 익숙하고 친근한 브랜드인데 파산 소식을 들으니 약간 슬프지 않을 수 없었다.

델몬트(Del Monte)는 한때 전 세계 슈퍼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브랜드였다. 파인애플, 복숭아 통조림, 냉동 과일, 주스 제품 등을 앞세워 수십 년간 미국 소비자의 식탁을 점령했다. 그러나 최근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은 많은 이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름만 들어도 믿음직한 ‘오래된 브랜드’였지만, 결국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기업의 교훈적인 종말이 되었다.

델몬트는 신뢰와 전통, 정통성이라는 자산을 무기로 오랫동안 선두를 지켜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변화에 대한 대응을 게을리했다는 점이다. 웰빙, 친환경, 신선식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에서 델몬트는 여전히 당분 함량이 높은 통조림과 전통적인 패키징에 머물렀다.

소비자는 바뀌었지만, 제품과 마케팅은 예전 그대로였다. 더욱이, 경쟁사들은 이미 ‘설탕 무첨가’, ‘친환경 패키지’, ‘지역 농장과의 협업’ 등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델몬트는 기술 혁신이나 고객 피드백 반영에 느렸고, 브랜드의 과거 명성에만 의존했다.

이번 파산은 단순한 재정 실패가 아니다. 기업은 시간이 갈수록 낡는다는 진리를 방치한 대가였다. 브랜드 파워는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마케팅 투자, 공급망 유지, 다양한 국가에서의 법적·유통관리까지 수익이 빠르게 따라주지 않으면 이 모든 자산은 오히려 무거운 부담이 된다. 고정된 유통 구조와 느린 의사결정 체계는 신속한 시장 반응이 필요한 현대 식품 산업에서 치명적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로 신뢰는 과거가 아닌 지금의 혁신에서 나온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역사가 아닌 지금의 가치를 본다. 소비자의 생활 방식이 변하면, 기업도 따라 변해야 한다.

둘째로 변화를 거부하면 생존도 없다. 델몬트의 실패는 단지 실적이 나빴기 때문이 아니다. 트렌드 변화, 공급망 유연성, ESG, 디지털 전환 등 핵심 키워드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브랜드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의 행동이다. 브랜드 자산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환경, 윤리, 건강을 중시하는 시대에서 과거 성공 공식을 고수하는 것은 독이 된다.

델몬트는 파산했지만, 이들의 사례는 많은 기업에게 중요한 힌트를 준다. 브랜드가 크든 작든, 혁신을 멈춘 순간부터 시장은 빠르게 돌아선다. 지속가능성, 민첩성, 고객 중심이라는 시대적 요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기본 조건이다.

Jay Lee